꿀과 벌






만나서 처음에 무슨이야기를 하지, 라고 고민하는건 참 쓸데없는 고민이란걸 깨달았다. 그냥 얼굴만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
둘이서 운동장을 걷는데 날 슬그머니 바라보더니 조용히
'생일축하해'하고 말해준다.
진진은 빨리 그 운동장을 벗어나고 싶어했고 편의점에 가고 싶다했다. 부모님이 근처 편의점에 우리 둘을 내려주시고 우리둘은 늘 그랬듯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었다. 편의점 쇼핑을 마치고 펜션에 돌아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란히 앉아 어머님이 해주신 밥을 먹고.
그러다 내 편지속 바람들이 생각났는지 펜션 주변을 산책하자고 손을 잡고 나갔다. 조용한 산속에 햇빛이 비추고 사랑하는 당신이랑 걸으며 서로를 보지못했던 한달 조금 넘은 시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초코우유를 사이좋게 나눠마셨다. 근처 까페에 가려다 펜션 뒷마당의 벤치에 앉아 늘 그랬듯 우린 꽤나 어른스러운 대화를 나눴고 하지못한 사랑스런 애정행각도 했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송충이도 잡아주고 다녀왔던 홍콩 이야기도 들려주고.
그리고 만나면 이야기 해주기로 했던 앞으로의 나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 진진은 연신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줬다.
차안에서도 밥먹다가도 티비보면서도, 과자를 먹을때도 머리를 쓰다듬으며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데 너도 알겠지. 서로가 얼마나 지금 이순간을 그리워했는지.

첫 휴가를 나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 물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함께했던 소소한 일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하고 싶은건, 사귀기 시작한 첫날. 둘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 가보는것.

서로가 하는 일들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하고자 하는 일을 그 누구보다 지지해주는 사람. 얼른 자리잡아서 결혼해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당신이 하고싶은일, 내가 하고싶은일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꼭 해보라고 곁에서 격려해주는 사람.또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린 커플들보다 좀 더 진지하고 현명하게 지금 이순간을 잘지나갈거라 믿는 우리.



그날, 우린 어떻게 마주쳤을까.
어떻게 그시간, 그곳에서 우린 다시 만나게 된걸까.
당신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거야, 그치.









저두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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