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lily













금요일에 놀러못가겠다고 카톡을 보내며, 우린 또 한참동안 요새 근황에 대해 터놓는다. 뱃속에 귀요미 우쥬가 있는 혜지는 요즘 몸무게때문에 속상한모양이다. 먹는것도 신경쓰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몸무게는 늘어만가고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그런 혜지의 노력도 몰라준채 혼내기만 하니 내친구는 그게 퍽이나 서운한 모양이다. 
10년이 넘게 내친구를 옆에서 봐오며 그아이의 마음을 내가 더 많이 아는데, 스트레스 받을게 분명한데 가족들은 또 그 마음 몰라주니 서운할수밖에.
그래서 나는 또 다독다독한다. 내눈엔 여전히 예쁜 내친구지만 그래도 속상한건 속상한거니까. 
결혼을 하고, 한남자의 아내가 되고 그리고 오는 8월 한아이의 엄마가 될 혜지.
그 일련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세월이, 뭐가 이렇게 빨리 가는지. 그리고 내친구의 인생은 어떻게 보면 자기가 계획한대로 잘 흘러가고 있구나 하고 안심이 되었다.

남들은 모르는 우리만의 특별한 고등학생시절을 보낸 우리는, 그 누구도 지켜줄수 없고 서로만이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10년이 흐른 지금, 누구보다도 돈독하다.
가장먼저, 나에게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알려준 친구. 사람의 감정엔 복잡미묘한감정이 얽히고 또 얽혀, 단순하게 설명할수 없다는것을 알려준 친구. 맨날 질투하고 서로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드라마보고 놀러다니고 영화보고, 책읽고.
그래, 돌이켜보면 내 고등학교 시절에 너가 없었으면 난 또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해본다.

혜지가 결혼하는날, 나와 내동생은 마치 사연이 있는 여자처럼 그렇게 울었었다. 친구 시집보내는게 아니라, 마치 딸 시집보내는것마냥 울었다. 홀 중앙에 서있는 너는 정말 씩씩한 신부였다. 밝았고 아름다웠고 예쁘고 씩씩한 신부.
혜지 배 위에 손을 가만히 대고 있으면 우쥬는 움직이진 않지만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마치 우쥬의 이름처럼 우주같은 신비함이.
이 아이가 태어나면 혜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또 어떤 멋진 이모가 될까.
겉모습이 아니라, 정말 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초등영어까지는 내가 어떻게든 해볼텐데.
인성도, 예의도, 말투도, 행동도 매력적인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예쁘지 않아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크면 좋겠다.

이 아이가 태어나는날, 나는 또 결혼식때처럼 우려나. 흐흐흐















누구보다 예쁜 엄마가 되길.
내친구.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