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연애초기엔 다들 그런것같다.
만나러 가기까지, 너무 설레고 뭘입을지, 뭘먹을지 무슨말을 할지 좋아죽을거 같고 그사람의 표정과 말에 내 하루가 달라진다.
핸드폰만 부여잡고 있고, 좋아서 말도 못하고 히죽히죽 웃을때도 많다.
모든게 조심스럽고, 행복하기만하다.
누군가 그랬는데, 사랑은 그것이 퇴색해서 변하는게 아니라, 사랑의 모양이 여러가지로 변해서 변하는거라더라.
어떨때는 세모모양이었다가, 어떨땐 네모가 되기도 하고 별모양, 하트모양이 되기도 하면서 이전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양으로 계속해서 변해간다.

다투기도하고, 맘에 없는말 하기도 하고..
이세상 상처는 서로가 다 받은것 마냥 의기소침하다가도 잘지내보자며 또한번 서로를 안아주면 이내 모든 앙금은 사라진다.
반복되기도, 주기가 짧아지기도, 텀이 길어지기도 하면서
서로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이면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이해하고 다독여주면 그 사랑은 계속 모양이 변하면서 이어지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만 힘들다 생각하면 이내 그 사랑은 끝이나고 만다.

이상형이 뭐예요
라고 물으면 여자는 보통 '자상하고 이해심이 많은 남자'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은게, 이래서 나오는거구나 싶기도.

1년하고 몇개월이 지나, 우리의 사랑도 그동안 참 많은모양을 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보지 못하는 시간속에서 그래도 우리를 굳건하게 이어준건 물론 전화의 몫이 가장 크겠지만 그속에서 우리가 나눴던 대화와 일상이야기들, 그리고 또 반은 실없는 장난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같은 감정이 아니었을까.


너무 오랜만에 만날때면, 저만치 멀리서 걸어오는 진진을 보며 저 남자가 내 남자가 맞는지 한참을 바라보며 또 어떨땐 너무 오랜만이라 잠깐의 어색한 기운이 감돌기도 하지만 그가 내민 손을 잡고 온기를 느끼면 이내 내 편이란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처음과 지금이 늘 같다는걸 항상 느끼게 해주는 사람.

알랭드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를 다시 읽기전의 에필로그같은 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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