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오로라

















화요일인가... 내방앞을 서성이다, 이내 내 침대에 눕더니 이 방 디게 좋다며 재잘재잘하다가... 그날 너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걸 내가 몰랐다..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는 나에게 커피 한잔 하러 가지 않겠냐며 묻더니 남자친구와의 통화도 왠일인지 기다려준다.
그러곤 외투를 입고 집을 나섰다.
어두운 보도블럭을 따라 까페로 가는 길에 너보다 내가 봇물이 터져 이야기를 쏟아냈다.
많은 말을 토해내듯 한꺼번에 말하고 있었다.
같은 고민이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는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 고민에서 작은 가지들이 뻗어나오고, 또 나오고를 반복한다.
그러다 결국, 우리는 그 나무의 뿌리 깊은곳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나는 나의 가장 여리고 소중한 존재의 아픔을 잊고 살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귀기울일걸. 좀더 다독여줄걸, 내가 먼저 물어볼걸.



그러곤 나는 오랫동안 내 동생에게 하고 싶었던, 진짜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목이 메였다. 가슴에서 목구멍까지 뜨거운 무언가가 괜히 올라와 눈물이 그렁그렁하며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었다. 슬프다기보다, 나는 이렇게 살았었어. 하고 말하는데 그 짧은 순간에 내가 살아온 모습들이 촤르르 스쳐지나가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나는 내 동생이 좀 더 자유롭게 살길 원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사실엔 늘 변함이 없다.
언니로서 금전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싶지만 아직은 내코가 석자이니 마음으로나마 말로라도 계속적인 자극제가 되어주고싶다.
백날 말해도, 결국 선택은 동생의 몫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해도, 다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인생이라 해도 언젠가 동생의 삶에 있어서 나의 말이 '아!' 하고 결정적 순간을 맞이하길,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바다의 마음속 그 빛나던 언니가, 빛을 잃지 않도록 내가 더 즐겁게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겨울, 그곳의 오로라를 꼭 보고싶다던 동생에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바다가, 오로라를 꼭 볼 수 있길.
사랑해, 바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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