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괜히 그때 들었던 노래가 듣고싶더라.
좌우의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이상한 이어폰을 끼고서는 출근길 버스에 올랐다.
살면서 그런날이있다.
계획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무언가가 맞아떨어지는 그런날.
괜히 그리워져 카톡프로필도 바꿨다.(뭐, 하루에도 수백번 바꾸지만.)
 
티비를 켰는데 무릎팍도사에 유준상이 나온다.
유준상, 하면 나는 그가 나온 영화 다른 나라에서가 생각난다.
가장 최근에 본 그가 나온 영화.
그리고 어떤 의미에선 파리에서의 내 첫번째 영화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아침에 몽쥬역에 들렸다, 퀵이란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을 먹고 
유리는 수업을 갔고 나는 튈르리정원쪽으로 향했다.
꼴레뜨에 들러 잡지한권을 산뒤
처음으로 노천까페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신날이었고
그때 그 아이를 만났다.
내 건너편에 앉은 그아이와 함께 같은 거리를 바라보았고
그 다음날, 그아이를 RER B에서 다시 만났다.
 
까페에서 나온 나는 퐁피두센터에서 유리를 다시 만났고
우리는 저녁, mk2에서 영화데이트를 했다.
모노폴리에 들러 초코칩 쿠키를 샀고,
예쁜 영화표를 한손에 꼭쥐고선 얼른 입장하기만을 기다렸다.
 
영화를 보는내내 그들과 함께 이 예쁜 소극장같은 곳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것만으로도 가슴벅찼고,
영화의 내용보다는 그들의 제스춰를 감상했고 웃고있는 유리를 보며 나도 행복했다.
 
모든걸 스펀지처럼 흡수했던 그때.
영화관을 나선 그 시간, 밤의 퐁피두센터는 낮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지만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것에 감사했다.
 
아름다웠다.
 
 
 
 

 
보고싶은 나의 유리.
아직도 나의 파리시계는 그대로다.
그날, 파리의 그것보다 맛있다는 마망빠리의 저녁을 먹기위해
힘차게 걸어오던 우리의 모습이 기억나 슬며시 웃었다.
bonne nuit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