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사는 법

 
 
01."당나귀 분양 어떻게 받아?"
다짜고짜 동생에게 아빠가 이렇게 카톡을 보냈다.
순간 김바다는 당황해서
"에????? 아빠 당나귀 키우려고?"
와 같은 센스없는 답변을 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저번에 아빠 핸드폰에 깔아준 어플스토커를 말하는거였다. 맨날 핸드폰만 켜면 습관적으로 당나귀를 두드리는 나를보며, 아빠도 뭔가 하고싶어 하는 눈치셨다.
 
02.요즘 부모님은 갑자기 생겨버린 둘째딸의 남자친구때문에 신경쓸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야뭐 성인이고 알건 다 아는 뭐 그런 나이니까, 그러려니 내버려두시는것 같은데 둘째딸은 아직 그단계는 아닌가보다.
환하게 빛나는 백화점의 헤라매장 거울에 기대어 둘째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성교육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짜 그날 새벽에 난 빵터지지 않을수 없었다.
우리 가족만 아는 아빠 특유의 삐딱한 자세와, 너무나도 진지한 말투가 생각나서.
 
03.약 25년간 이어진 엄마의 교육이 지금 아빠의 센스를 만들었다.
가끔, 아빠가 시대를 좀 더 늦게 태어나, 이 좋은 세상에 한창의 청춘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어찌보면 아빤 아빠의 시대보다 지금 나의 시대에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04.아빠가 미국에 갔을때 날 위해 찍어온 한장의 사진.
내 목뒤에 새겨진 반고흐를 보고
넌 참 멋진아이라고 말해준 사람.
 
 
 
 
 
 



05.그는 마른편이다. 아니다 매우 말랐다.
자기 개발서를 주로 읽는다.
달달한 도넛을 굉장히 좋아한다(이건 아빠 쏙빼닮았다.)
쇼핑을 좋아한다(이것도)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꽃을 살줄안다.
다 듣고서도 꼭 2번 되묻는다.
스마트폰의 최대 수혜자다.
좀 늦게 딸바보가 된 케이스다.




 
 
아빤 '멋지다!!!'라는 말을 가장 자주하지만,
누구보다도 난 아빠가 그말 해줄때가 제일좋아!
see yo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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