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혹은 쉼표


















퇴직서를 제출하고, 나의 직장상사들이 또 다른 새출발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정말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었는데.. 그 모습이 괜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마음한구석이 짠하다.
되게 시원할줄만 알았는데, 2년 5개월이란 세월이 그냥 흐른건 아닌가보다.
'시원섭섭'에서 섭섭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퇴사결정을 내리고 일한 한달은 그 어느때보다 평화롭고 가벼웠다. 역시 자기가 어디에 더 큰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 그 책임감도,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지나보다.
같이 일한 스텝들 한명한명에게 짧은 쪽지를 쓰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마웠다고 한명한명에게 가서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매장을 나오는데... 나는 하루종일 내가 커피때문에 가슴이 그렇게 쿵쿵 거리고 심하게 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매일 그렇게 가기 싫고 오늘은 퇴사할거라고 오늘은 이름표 던져버릴거라고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곳이었는데 막상 떠난다 생각하니 뭐 하나 소중하지 않은게 없었다.

나는 크게 준비한게 없는데 너무나 많은걸 받았다.
그게 물질적인것만은 아니란거.
내가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조차도 내가 놀랄만큼 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 인사를 받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협하고 옹졸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려 했는지 다시금 반성하기도했다.



스물아홉이란 나이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건 나로서 쉬운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꼭 하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할거 같아서.
나중에 내가 그때 그럴걸, 후회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지금의 내 결정을 나 스스로 존중해줄거고 그럴자격있다 생각한다.
여기에서의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곳으로 가기전이기도 하니
쉼표쯤으로 여겨야지.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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