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가 조금 넘은 시각.
퇴근하는길.
저녁으로 뭘 먹으면 좋을지 혼자 중얼거리며 지하도를 걸어올라오는데 하늘이 아직도 파랗다. 지금 2월인데 벌써 이렇게 해가 길어졌나싶었다.
장을 보러 마트에 들러 몇가지를 챙기고선 계산대에 서있는데, 한남자가 쳐다본다.
서로의 장바구니에 뭐가 들었는지 슬쩍 훔쳐보고는 이내 고개를 휙 돌렸다.
마트에서 본걸론 뭔가 아쉬워 시장에 들렀다. 자주 가는 가게엔 맛있어보이는 고구마가 없다. 아쉬운마음에 시장 끝까지 가서 이것저것 살피는데 아까 마트에서 만난 남자가 내 앞을 휙 하고 지나간다. 또 서로의 손에 무엇이 들려있는지 살핀다.
남자는 참 많은걸 샀더라.
그렇게 시장 끝까지 올라갔다, 단골가게만한 곳이 없어서 다시 내려와 토마토를 샀다.
괜히 쓰레기 만들기 싫어, 비닐봉지는 됐어요 라고 말하고 투명봉지에 토마토 5개를 담아 걸어가는길.
참 신기하게도 그 남자가 또 앞을 지나간다.
같은 시간동안 장을 봤는데 그남자의 양손엔 비닐봉지가 주렁주렁. 신호등이 바뀌기전 그사람 뒤에 서서 무엇을 샀는지 살핀다. 딸기, 감자, 버섯, 양파등등등 혼자사는건 아닌것 같고.....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려나, 아님... 결혼한사람인가? 친구들이랑 밥먹는건가? 혼자서 공상에 빠져있을때 신호등의 불이 초록불로 바뀌고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넌다.
끝까지 같은 방향이다.
오늘 저녁으로 나는 토마토를 먹었다.
알러지가 있는 그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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