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부터, 입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 너가 했던 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으마.
다소 적응안되는 회식자리 옆테이블에 앉아,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마는지 말소리가 섞이고, 시끌벅적한 곳을 나와 광화문으로 걸어가는길.
바람을 차가웠지만 깔깔거리고 넘어가는 우리의 기분좋은 온도에 비하면 그다지 춥지도 않다.
어떤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절절하게 이야기하는것보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서로에게 말해준다.
같은 나이라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과,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서로에게 알려줄수 있는것들.
의자등받이에 기대어, 혹은 테이블에 엎드려,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있다.
내가 느꼈던걸 너도 느꼈다고 생각하니 우리 그동안 생각없이 살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고, 앞으로의 인생은 오롯이 나 하나만을 생각하며 살수 없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25과 26사이의 보이지 않는 그것은 마치 내가 완전한 기성세대인것마냥 행동하게 했고, '나이가 들어간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그것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는 그 말에 연신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표면적인 나이인 25살에는 결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어떻게 26살이라는 나이에 해가 바뀜에 따라 느낄수 있겠느냐만은,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땐 이런 느낌이 들 틈조차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집에와 이렇게 혼자 또 생각해보니, 이것도, 저것도 모두 내가 간절히 원하지 않아서 절실하지 않았기때문에 아직 그곳이 비어있었으리라.......
또한번 옷을 입으며, 양치질을 하면서 불현듯 찾아오는 '시간의 흐름'에 대해 한없이 무기력해지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1월과 2월이 있었기에 우리의 2013년의 남은 달들이 더튼튼하게 다져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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