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12시




01.그때 모노프리에서 샀던 론돈(london) 펙트.
찌질하리만큼 가장자리만 남겨두고 바닥이 보일정도로 다써서 이제 새거하나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결국 오늘 떨어뜨려서 다 깨졌다.
그래, 오늘 하나 사야지.
학원마치고 종각역의 아리따움에 들러 친구들이 그렇게 추천하던 그 펙트를 사고 계산하려는데, 직원분의 현란한 언술에 현혹되어 거의 넘어가는듯했으나, 다시 정신차리고
아니요, 그건 괜찮아요. 라고 하며 후다닥 나왔다.
정말 그건 안사길 잘한듯.











02.그래, 화장품은 꼭 이렇게 한번에 다 떨어지더라...............
하나사서 이걸로 쓰면 되겠다 싶었는데, 스킨, 클렌저, 바디용품 아주 난리도 아니다.
이젠 저렴한걸로 갈아타야겠다.
이번달에 이 모든걸 다 사는건 무리야.







03.1호선으로 갈아타는 역사안, 3명의 다른 남자가 시간을 두고 차례대로 지나간다.
각기 다른 3명에게서 나는 같은 향수 냄새.
세상에 그렇게 많은 향수가 나와도 길을 다니면 거의 그룹별로 쓰는 향수가 같다.
브랜드들이 각기 다른 향의 배합으로 여러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내놓는다해도, 그쪽 분야에 관심있는 소수의 남성들을 제외하곤 거의 대다수는 많은이들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향수를 사용하나보다.
무서운건, 화장품이 떨어짐과 동시에 향수까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왠지 예전에 쓰던 향수들이 가벼운 느낌이어서 지금 쓰고 있는 아닉구딸의 passion을 하나 더 사서 쓸지, 바디로션을 향이 좀 첨가된걸로 바꿀지............ 아님, 그냥 조용히 돈을 아낄지 생각중이다.








04회사뒤에 가면 인쇄소와 스티커제작, 명함제작해주는 사무실이 많은데, 인상 좋으신 거래처 사장님께서 결과물 받으러 간날 나에게 제크를 주셨다.
아, 얼마만의 제크인가!
아, 얼마만의 인심인가!!!










05멀리있는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다.
항상 저렇게 편지 귀퉁이나 시작되는줄에 그림을 그려주는데 오늘은 별이다!!
무슨의미지??? 한참 생각해보다가, 혹시나 해서 베트남 국기를 검색해보니 딱 저그림.
대신, 가운데 별이 전부 노란색이어야한다.
아들은 항상 편지에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한줄을 남기곤 하는데, 이번엔 이런글이 있다.

'Vietnam is in wintertime so it is cold but there is still room for sunshine'

room for sunshine인지, sunshine for room인지...
어찌됐던, 이 아이는 항상 꽤나 시적인 표현을 넣어 편지를 보내준다.
항상 한국에 있는 우리 가족의 안부를 묻고, 내가 저번 편지에 물었던 질문에 대해 늘 정성스럽게 답해주는 아이를 보며 오히려 이 아이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는다.
이번 편지 맨 마지막엔 자신의 나라, 자신이 살고 있는곳에 나를 초대하고 싶다고 적었는데, 한번도 그런말은 한적이 없어서 이렇게 말해준 van son이에게 너무나 고맙다.

주말에 좋은곳을 다녀오고 나서 이아이에게, 멋진곳의 사진을 찍어 보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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