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번 버스를 타고 종로로 가는길.
오늘은 다른 업무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그쪽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좌석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데 이화동의 서커스보이밴드를 지나, 모퉁이에 있는 세계주류 백화점에 '시원한 버니니'라고 크게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고딕체로 아주 굵직하게도 붙혀놨다. 아침, 빈속인데도 버니니가 마시고싶어졌다.
인쇄물을 찾아서 내려가는길. 아침을 못먹어서 그런지 계단옆에 있던 생태탕에 눈길이 간다.
버니니와 생태탕이라............... 이 무슨, 조합.
엉엉울면서 전화할때, 엄마가 해준말이 기억난다.
이런날도, 저런날도 있는거지.
아까 우리 나눴던 이야기처럼, 고등학생때의 시험이 내인생의 전부인것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듯.
당신에게 이 순간이 견디기 어려울지라도, 조금만 지나서 돌이켜봤을땐 그런날도 있었지. 생각할수 있는.
그러니까 힘내요. 그리고, 시원한 버니니한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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