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동백꽃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밤이었다.
영화관안에서 옆사람의 팝콘씹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어두운 곳에서 후각이 더 발달하듯.
그날밤, 호텔로 가는 길목의 어둠속에서 가로등에 희미하게 비친 그곳에서.
우린 잠깐 멈춰서 이게 어디서 나는 향인지 가만히 코를 킁킁거렸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은 늘 가지고 있다.
다만 그걸 내 눈앞으로, 그리고 나의 사람들 앞으로 보여주기까지의 과정은 언제나 참 많은 시간을 필요로한다.
그중 나의 게으름이 8할을 차지한다.
갑자기 거제도로 나타난 요니 언니는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홀연히 서울로 돌아갔다.
동기부여.
동백꽃향이 많이 나던 그날밤,
좀더 부지런해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다시 클래식으로 돌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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